불 교...

[스크랩] ♡* 어느 어머니의 일기 *♡

양사랑 2010. 12. 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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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어머니의 일기 *♡


      미안하구나, 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 같은 가난만 물려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모셔온 글 중에서

 


 

출처 : 일촌 불
글쓴이 : 목우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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