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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술에도 급수가 있네.

양사랑 2012. 9. 27. 17:23

술에도 급수가 있네.

바둑에 급과 단이 있듯이, 술을 마시는데도 급수와 단이 있다고

일찍이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酒道有段) 그런데 그 명칭과 해설이 아주 멋스럽고 재미가 있고 훌륭하다.

                대단한 탁견이 아닐 수 없다.

9급: 부주(不酒):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8급: 외주(畏酒):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7급: 민주(憫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6급: 은주(隱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5급: 상주(商酒): 마실 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4급: 색주(色酒):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3급: 수주(睡酒):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는 사람.
2급: 반주(飯酒): 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시는 사람.
초급: 학주(學酒): 술의 진경을 배우는 사람 - 주졸(酒卒).

초단: 애주(愛酒):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 주도(酒徒).
2단: 기주(嗜酒):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 주객(酒客).
3단: 탐주(耽酒):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 주호(酒豪).
4단: 폭주(暴酒):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 주광(酒狂).
5단: 장주(長酒): 주도 삼매에 든 사람 - 주선(酒仙).
6단: 석주(惜酒):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 주현(酒賢).
7단: 낙주(樂酒):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 주성(酒聖)
8단: 관주(觀酒):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사람 - 주종(酒宗).
9단: 폐주(廢酒):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 열반주(涅槃酒).

이어서 조지훈은 주도(酒道)에는 9단 이상은 없다고 하였다. 9단 이상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단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도의 단은 때와 곳에 따라,

그 질량의 조건에 따라 비약이 심하고 강등이 심하다. 다만 이 대강령만은 확호(確乎)한

것이니 유단의 실력을 얻자면 수업료가 기백만 금(金)이 들 것이요, 수행연한이 또한

기십 년이 필요할 것이다. ― 단, 천재는 차한(此限)에 부재(不在)다" 라고 하였으니 명쾌한

주도론(酒道論)이 아닐 수 없다

출처 :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을 상큼하게 이겨내는 사람들
글쓴이 : 심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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