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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령·비만·사무직…혈관 막는 `피떡` 주의보

양사랑 2013. 1. 6. 14:10

하루 종일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직장인 박남진 씨(43)는 최근 근무하던 중 갑자기 숨이 막힐 정도의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로 급하게 실려갔다. 진단 결과 박씨의 병명은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심부정맥혈전증’이었다.

심부정맥혈전증(深部靜脈血栓症ㆍdeep venous thrombosis)은 다리와 골반 부위에 위치한 심부정맥의 혈류 장애로 정체된 혈액이 응고돼 혈전(피떡)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전(血栓ㆍblood clot)이 혈류 흐름을 막기 때문에 갑자기 다리가 심하게 붓거나 걸을 때 종아리가 아프다. 심부정맥에서 발생한 혈전이 정맥을 따라 폐로 들어가면 ’폐색전증(肺塞栓症)’이 발생해 갑작스럽게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빨라진다. 심하면 실신, 청색증, 가슴 통증, 기침, 객혈 등이 발생하고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혈전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클린턴 장관은 뇌와 두개골 사이의 정맥에 혈전(뇌정맥혈전증)이 생겼지만 뇌경색이나 신경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도선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전이 뇌ㆍ심장이나 폐동맥을 막을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고령자나 비만, 골절 환자, 오래 앉아 근무하는 사람은 다른 유발 요인이 없더라도 흉통이나 호흡 곤란 등의 이상징후가 있으면 즉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혈액 속 유해 콜레스테롤이 혈전 초래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일컫는 말이다. 혈전이 혈관을 타고 이동해 혈관을 막는 것을 색전증이라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급성 심근경색 및 뇌경색은 동맥 부위에 혈전색전증이 생긴 경우에 해당한다. 박남진 씨가 진단받은 ’심부정맥혈전증’은 정맥 계통에서 일어난 혈전색전증에 속한다. 정맥혈전증은 혈관 내에서 혈액순환이 정체되며 젤리 형태로 굳어져 발생하는데,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다리 정맥 내에 혈전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다리나 폐에 흘러들어가 혈액의 흐름이 막힌다.

혈전은 오랫동안 고인 물처럼 혈액 오염과 혈관 노화에 의해 생긴다. 혈관벽은 혈액 흐름과 가까운 순서대로 내막, 중막, 외막 등 3개층으로 구성돼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혈관은 탄력을 잃고 조금씩 단단해진다. 여기에 과식이나 과음, 운동 부족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이 이어지면 혈액과 직접 닿는 ’혈관내피’에 혈액 속의 지방이나 유해 콜레스테롤이 들러붙는다. 이것을 청소하기 위해 출동하는 것이 ’대식세포(macrophage)’로 지방과 유해 콜레스테롤을 먹어치운다.

문제는 유해물질을 모조리 먹어치운 대식세포가 통통하게 살이 쪄 그대로 혈관내벽에 붙어 ’플라크’라고 불리는 흐물흐물한 혹을 형성하게 된다. 이 플라크는 쉽게 벗겨지거나 찢어져 그 부위를 복구하기 위해 다량의 혈소판이나 백혈구가 모여 핏덩어리를 만들게 된다. 이게 바로 혈관을 막는 ’혈전’이다. 혈전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커져 혈관을 막게 된다.

혈전증은 주로 고령자나 비만인 사람에게 많지만 사무원이나 학생, 운전자 혹은 고령의 골절환자와 같이 같은 자세를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서 잘 발생한다.

임호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자주 발과 다리를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며 "좁은 좌석에 앉아 장시간 비행기 여행을 할 경우 물을 자주 마시면서 1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맨손체조,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혈전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고혈압ㆍ당뇨병ㆍ흡연 등 혈전 잘 발생

혈전을 비롯한 혈관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지질이상증, 흡연 등 4개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에게서 발병하기 쉽다.

혈압은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혈관의 노화 상태를 잘 반영한다. 혈관이 단단해져 유연성을 잃으면 혈액 흐름이 나빠져 심장이 혈액을 내뿜을 때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고혈압이다.

당뇨병도 혈관에 좋지 않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혈액이 혈관 속으로 계속 흐르면 혈관이 노화한다. 특히 당뇨병 합병증으로 눈 혈관이 손상을 받아 생기는 ’당뇨병성 망막증’, 신장의 모세혈관이 막혀 신장 사구체가 파괴되는 ’당뇨병성 신증’이 생기는 것은 혈관 노화에 따른 부작용이다.

지질이상증(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중성지방이나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증가해 생긴다. 이 질환은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아버리기 쉽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피떡이라는 혈전이 갑자기 막으면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해 돌연사할 수 있다.

김유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정상보다 좁아져 있는 사람은 혈류가 감소하고 혈관 안에 피떡이 잘 생겨 심근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요즘처럼 한파가 계속될 경우 고혈압, 당뇨병을 앓거나 관상동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흡연도 혈관 나이를 실제 나이보다 많게 만든다. 한 개비의 담배를 피우게 되면 혈관의 수축 상태가 30분이나 지속된다. 또 흡연을 하면 혈액 속에 떠다니는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붙어 혈관을 좁게 만드는 데다 담배를 피우면 심장이 빨리 뛰면서 평소보다 혈액을 빨리 뿜어내기 때문에 혈관 압력을 증가시킨다.

◆ 혈전증 예방하려면

동맥혈전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주, 흡연을 삼가는 것이 혈전색전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동맥혈전증을 예방하는 약제로는 주로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과 같은 항혈소판제를 이용한다.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들 약품은 혈전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반대로 출혈 가능성을 높여 위장관 출혈, 뇌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맥혈전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장기간 운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수술 환자는 수술 후 조기 보행을 권장한다. 특히 정맥혈전증의 위험도가 높은 기간, 즉 수술 후 또는 급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할 경우, 과거 정맥혈전증을 앓았던 암환자는 자주 몸을 움직여줘야 한다. 정맥혈전증을 예방하는 약제로는 와파린, 저분자량 헤파린 등과 같은 항응고제를 이용한다.

항응고제는 항혈소판제에 비해 일반적으로 출혈 합병증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어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전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치료제로 와파린을 복용할 경우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된 녹색 채소, 콩, 간 등이 포함된 음식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아예 섭취 자체를 금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과량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녹즙, 청국장, 콩비지, 콩국수, 간으로 만든 음식 등을 섭취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 디벨로퍼아카데미(부동산개발협의회)
글쓴이 : 최승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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