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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갈색은 간 질환, 회색은 담도 폐쇄,
자장면 색은 위장관 출혈 의심해야” |
● 뒤끝 없이 한 덩어리로 떨어지는 ‘바나나형 황금변’이 최고
● 건강하면 똥 냄새 고약하지 않아 ● 채식 많이 하면 배변 양 많아져 ● 굵은 똥은 대장이 건강하다는 증거 ● 변의(便意)만 느끼고 똥 안 나오면 직장 혹 의심해야 ● 신생아 배내똥과 죽기 직전 똥은 닮은꼴 |
▲ 1948년 충북 청주 출생
▲ 경기고·서울대 의대 졸업 ▲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 암연구소 소장 ▲ 現 서울대 의대 교수,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 농사를 짓던 우리 민족에게 똥은 결코 지저분함의 대명사가 아니었다. ‘꿈에 똥을
밟으면 재수가 좋다’고 했던 이유도 똥을 더럽게 생각하지 않고 생산을 상징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생산은 곧 돈으로 직결되는 것이기도 했다
. 반면 보릿고개로 대표되던 가난을 빗대어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했다.
가난하면 그만이지, 애꿎은 항문이 왜 찢어지는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나물만 먹으면 똥 덩어리가 굵어지고 물기가 없이 딱딱해져요. 똥이
되직하게 나오니까 항문이 찢어지는 거죠. 사람은 초식동물이
아니라서 섬유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거든요.
대장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다 똥으로 나오는 겁니다. 섬유질은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풀어 오르지요. 섬유질이 똥의
양을 많게 하거든요.
그러니 섬유질만 먹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식이섬유는 몸 안에서 소화되지 않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대변의 발효를 돕고 해로운 성분까지 함께 끌고 나가는
청소부와 같다.
변을 부드럽게 해서 배변을 도와주는 식이섬유에는 과일, 해조류,
콩류가 있고, 변의 양을 늘려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는 식이섬유로는
양상추, 오이, 브로콜리, 양배추 등이 꼽힌다. 식이섬유를 먹을 땐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먹어야 배변에 도움이 된다.
삶은 똥이다?
서울대 의대 박재갑(朴在甲·60) 교수는 지난 30년간 6000여 회
수술을 했는데, 대장암 수술만 5000회 이상 집도한 대장항문암의
최고 권위자다. 대장이 전공이므로 그에게 변(便)은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교수는 “삶이 똥을 닮았다”면서 “입으로 들어간 건 반드시
똥으로 내놓아야 하듯이 삶 역시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고 했다.
“똥을 보면 그 사람의 섭생을 알 수 있죠. 똥이 ‘굵다’ ‘가늘다’ ‘되직하다’
‘묽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잘사는 나라일수록 배변량이 적어요. 배변량이 식이섬유 섭취량과
비례하거든요. 가공식품을 많이 먹고 채식을 적게 하면 섬유질이
부족해서 똥을 적게 눠요. 육류만 먹으면 똥의 볼륨이 작아져요.
대장은 영양가 높은 음식물이 지나가면 천천히 내려보내요.
흡수할 것이 많거든요. 영국에서 실험을 했어요.
육류 위주로 먹게 했더니 하루에 똥을 100g 정도 눴답니다.
그런데 채식 위주로 바꾸니까 배변량이 육식 먹을 때보다
배가 늘었다고 해요.
”
건강한 성인은 변의 양이 하루 200g 이하. 한 컵 정도다. 의학적으로
‘변비’란 배변량이 하루 35g 이하, 일주일에 2번 이하 화장실에
가는 상태이고, ‘설사’는 배변량이 하루 300g 이상, 하루에 4번
이상 화장실에 가는 경우를 말한다.
배변량은 국민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육식을 즐기는 서유럽의 경우
100g밖에 안 되지만 파푸아뉴기니 국민은 하루 배변량이 무려 1kg에 달한다고 한다.
채식 위주의 문화권에서는 배변량이 많고, 육식 위주의 문화권에서는
섬유질 섭취의 부족으로 배변량이 적은 편인데, 파푸아뉴기니
국민은 주식으로 채식만 고집하기 때문에 배변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50년대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바로 배변량이었다’는 소문에는
근거가 있다. 가난과 기근으로 나물만 먹던 그 시절 한국인의 배변량은 지금의
3배쯤 됐다고 한다
.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인이 동남아시아인, 일본인과 함께
치질 발병률 세계 1위로 꼽혔는데 이 또한 섬유성 식품을 많이
먹어 배변량이 많았던 탓이라고.
똥 색깔 변하면 상황 심각
입에서 항문까지의 길이는 약 9m. 어떤 음식이든 1박2일이면
변이 되어 배출된다.
▼ 자신의 똥을 관찰하는 사람이 그리 많을지 의문입니다.
“양변기 쓰고 나서 똥 안 보는 사람이 없을걸요. 조금이라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은 똥에 피가 묻었는지, 똥 색깔이 달라졌는지
무의식적으로 보게 돼 있어요.
환자들이 병원에 와서 똥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놀랄 겁니다.
‘양변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참 이상한 취미가 생겼구나’
싶을 정도입니다(웃음).”
▼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고 대변의 색깔이 바로 달라지진
않잖아요.
“그렇죠. 대변의 색깔이 달라질 정도라면 사태가 심각한 거죠. 대부분의 사람이 색깔이 달라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와요. 똥에 피가 섞이면 아차 싶은 거죠. 피가 붉으냐
검으냐에 따라 달라요. 붉은 피가 섞여 나오면 항문이나 직장, 대장에 출혈이 있는지 의심해야 합니다. 대장이 워낙 기니까 피가 항문까지 내려오면서 똥에 섞여 버리면
중간중간 검은색을 띠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검은 똥은 선지를 먹어도 나올 수
있거든요.
출혈이 없어도 적혈구 내에 철 성분이 산화되면서 똥이 검어지기도 합니다. 요즘은
너도나도 와인을 즐겨 마시는 분위기인데, 적포도주를 많이 마셔도 검은 똥을 눌 수
있어요.
만일 자장면 색깔의 똥을 눴다면 문제가 달라요. 흑변이 나오면 상부 위장관의 출혈을 의심해봐야 해요. 또 혈액이 위장관을 지나면서 위산이나 장내 세균에 의해 흑변으로 바뀔 수도 있고요.
방치하면 소화성 궤양 혹은 위암의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빈혈을
치료하려고 철분제를 복용했거나 감초 식품을 먹어도 흑변이 나올 수 있어요.”
단, 박 교수는 “(똥의) 냄새가 고약하고 끈적거린다면 문제가 다르다” 고 설명했다.
“건강하면 똥 냄새가 고약하지 않아요. 똥 냄새는 자연의 냄새잖아요
. 닭똥 특유의 냄새가 있듯이 인분에도 특이한 냄새가 있어요. 하지만
기분이 나쁠 정도는 아닙니다.
(똥 냄새는) 대장 내에 있는 세균 때문에 나요. 똥 냄새가 심한
사람은 장 안에 세균이 득실거리고 있는 겁니다. 대장에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나 올리고당 같은 좋은 균이 많으면 냄새가 심할 리 없어요.”
시원하게 한 덩어리로
그는 “점심에 청국장을 먹었다”면서 청국장과 변에 대해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우리나라 사람들, 청국장 좋아하거든요. 콩을 발효시켜 만든 게
청국장 아닙니까. 콩을 발효시킬 때 냄새가 얼마나 고약합니까.
서양인은 이 냄새를 ‘똥 냄새 같다’고 하잖아요.
똥 냄새와 청국장 냄새가 이웃사촌쯤 됩니다.
똥이든 청국장이든 세균이 발효돼 냄새가 나거든요. 좋은 세균은
발효되고, 나쁜 세균은 부패하잖아요. 대장 내에 좋은 세균이
많아야 냄새 덜 나는 똥을 누게 되는 거죠.”
대장에는 500종이 넘는 세균이 살고 있다. 대장균은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해서 비타민 B, 비타민 K, 아미노산 등을 몸에 공급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할 땐 몸에 이로운 세균보다 해로운
병원성 균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보면 된다
.
▼ 대변의 색깔로 여러 질병을 의심할 수 있겠군요.
“지나치게 옅은 갈색이면 적혈구가 파괴되는 자가면역 질환이나 간
질환을 의심해야 해요. 희거나 회색이라면 담도가 폐쇄됐을 수 있고요.
피와 고름이 섞인 설사를 한다면 대장이나 직장에 염증이 있는지 의심해야 합니다.
또 채식을 한 것도 아닌데 기름지고 양이 많으면 췌장염에 의한 흡수장애가
있을 수 있어요
. 똥에 코 같은 점액이 자꾸 묻어나오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합니다.
대장암을 만드는 세포가 점액질을 분비하거든요.”
똥이 영어로는 ‘덩(dung)’이다. 발음이 비슷하지 않은가.
대변 볼 때 ‘똥’ 하고 튀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속설이 있다.
동양에서는 ‘쌀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라는 의미로 분(糞)
혹은 변(便)이라고 했다.
변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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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오십대 쉼터
글쓴이 : 퀸의 여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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