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교...

[스크랩] 고문을 당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두 가지 있었으니..<법륜스님>

양사랑 2015. 11. 5. 17:03

법륜스님이 절로 들어간 얼마 후, 스승이신 도문스님이 말하셨다.
'너는 지혜는 있는데 복덕이 없다. 복덕을 쌓으려면 세상에 나가서 많은 고생을 하면서 복을 쌓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 사회로 나온 법륜스님은 꽤 유명한 수학강사로 활동하면서 돈도 많이 벌었는데, 
1979년에는 농민운동 자금책으로 오해를 받아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극심한 고문을 받기도 하였다.

 

어느 날 아침, 장정 두 명이 와서 양팔을 잡고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끌고 갔습니다.
어딘지도 모르는데 들어가자마자 구타가 시작되고, 다짜고짜 자백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누구 누구에게 돈 줬지?'
모르는 일이라고 하자 '맛 좀 봐야겠다' 면서 고문을 시작하는데
어찌나 심하게 하는지 그 고통이 엄청났습니다.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물을 부어 숨을 쉴 수 없게 하는 물고문까지 하고..
극심한 고통 속에 기절하면 잠시 멈추고.. 깨어나면 또 하고..
그런 고문을 되풀이해서 당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깨달음이 있었는데..

고문 당하는 나도 힘들지만, 고문하는 사람들도 힘이 드니까 잠깐 잠깐 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휴식시간에 담배 한 대 피면서 자기들끼리 하는 대화를 들었는데
마침 그때가 고등학생들 대입 예비고사 볼 때 였는데, 딸 걱정을 하는 거였습니다.
'얘가 시험을 잘 봐야 하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엘 들어가야지
만약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면 학비에다가, 하숙비에다가.. 박봉인 내가 어떻게 하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악마같은 사람들이..

그 사람들도 한 아이의 착한 아버지요,
한 여인의 사랑스런 남편이고, 한 할머니의 아들이구나..   
또 직장에선 충실한 직장인이로구나..
어쩌면 저들은 나를 고문하면서 자기 나름대로는 직장에 충실하고
애국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팍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 없어졌습니다.
사실 그 전엔 너무나도 억울하고 분해서 이 손에 총이라도 있으면
쏴 죽일 거 같은 분노와 미움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제 가슴에 분노가 가라앉더라구요..
그것이 저에게 좀 세상을 흑백논리로 안 보고
나와 반대되는 사람도 '그 나름대로는 또 이유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고문받을 때 고통은 똑같았지만 증오심은 없어졌죠.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음은
고문을 받다가 기절할 듯한 상황에서 눈 앞에 화면이 하나 나타났는데

개구리 한 마리가 사지를 쫙 뻗고 죽으면서 달달달달 떠는 게
눈 앞에 딱 나타났습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때 회초리로 개구리를 많이 잡았거든요.
그러면 그걸 닭모이로 주고 그랬는데..
어릴 때는 많이 그러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지요.


그리고 절에 들어가서 1번 계율이 '살생하지 말라'인데, 늘 의문이 있었어요.

'어떻게 살생 안 하고 살 수가 있나? 너무 계율이 비사회적인 것이 아닌가?'
말은 못했지만 그런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 내 신세가 꼭 그런 개구리같은 신세가 되지 않았는가?'
부처님 말씀을 지식으로만 이해했지 가슴으로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내가 개구리같은 신세가 돼보니, 부처님 말씀이 너무나도 절실하게 다가오는 겁니다.
저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개구리 잡을 때처럼, 그렇게 죽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자신이 당해봄으로써 진실을 알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을 얻었죠.


처음에 불교에 들어와 신심이 막 날 때는 '생사(生死)가 따로 없다' 큰소리 쳤는데
막상 고문을 당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그 이후엔 경험하지 않은 얘기는 잘 안 하죠.
가능하면 내가 경험하고 확인해본 걸 중심으로 얘기하려고 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절에서 듣는 몇 년치 공부를 거기서 했습니다.

 

<SBS 힐링캠프 방송에서>

 

☞ 감옥생활에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http://cafe.daum.net/santam/IQ3h/130

 

출처 : 불교는 행복찾기
글쓴이 : 햇빛엽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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