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음식과 더운 날씨 때문에 식중독, 장염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때다. 여름철 배탈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 '장내세균'이다. 하지만 장내세균이라고 무조건 박멸해야 하는 건 아니다. 장 속에는 나쁜 세균과 함께 좋은 세균도 존재한다.
장내세균이란?
사람의 장 속에는 400~500가지 세균이 산다. 종류에 따라 원기둥·공·스프링 모양을 띠고, 크기는 0.5~5㎛(100만분의 1m)다. 머리카락 굵기의 120분의 1에서 12분의 1 정도다. 미세한생물이지만, 장에서 살고 있는 세균의 총수는 모두 100조~1000조 마리에 달하기 때문에 모두 합치면 무게가1~1.5kg이나 나간다. 이 중 유산균·비피더스균 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 세균'이고, 이질균이나 살모넬라균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나쁜 세균'이다.
하지만 막상 우리 장 속에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립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의 균형을 유지시킨다. 우리장 속에는 장내세균이 살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나쁜 세균이 늘어나면 좋은 세균과 중립균은 줄어든다. 보통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의 적정 비율은 8대 2에서 8.5대 1.5 정도다. 장 속 환경이 나빠지면, 중립균이 나쁜 세균처럼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장염, 배탈 등이 생기는 것이다. 서식 조건이 열악해진다고 좋은 세균이 나쁜 세균으로 변하지 않고, 서식조건이 좋아진다고 해서 나쁜 세균이 좋은 세균으로 변하지도 않는다.
나쁜 세균이 많아지는 장속 환경, 왜?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의 균형은 식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좋은 세균은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나쁜 세균은 단백질과 지방을 먹이로 삼는다. 좋은 세균을 늘리려면 탄수화물·식이섬유가풍부한 곡물과 채소 등을 많이 먹으면 된다. 반대로 육류 위주의 고단백·고지방식을 많이 하면 나쁜 세균이 늘어난다. 나쁜 세균이 만들어 낸 독소와 노폐물은 장 속에서 나쁜 세균을 더 잘 증식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스트레스도 장내세균 비율에 간여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스트레스호르몬인 부신피질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부신피질호르몬은 소화관 운동과 소화액 분비를 방해해 나쁜 세균이 증식하기 좋게 만든다. 나이도 영향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위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쁜 세균이 많아진다.
항생제 복용도주의해야 한다. 전국 17개 대학병원과 대한장연구학회가 조사한 결과, 항생제가 원인이 되는 장염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가 나쁜 세균뿐 아니라 좋은 세균까지 싸잡아 죽이기 때문이다.
좋은 세균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장내세균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는 장내 좋은 세균에게 좋은 먹이를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좋은 세균을 죽이지 않는 것이다. 좋은 먹이는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과일, 채소, 곡류, 버섯,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다. 과거에는 이런 식품의 항암 효과는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여기에 '섬유질-좋은 장내세균-암 예방'이란 연결고리로도 설명한다.
좋은 세균의 먹이가 되는 영양분인 프리바이오틱스도 있다. 가장 좋은 프리바이오틱스는 난소화성(難消化性) 탄수화물, 즉 프락토올리고당이다. 꾸준히 섭취하면 좋은 세균이 증식한다. 프락토올리고당은 당근·콩·버섯에 많이 들어 있다. 설탕 대신 요리에 쓸 수 있게 만든 프락토올리고당 제품도 나와있다. 섬유질도 프리바이오틱스다. 셀러리·양배추·고구마·미역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매일 먹으면 좋은 세균이 많아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장 속 환경이 좋아지면 나쁜 세균이 좋은 세균으로 변해서 장이 건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좋은 세균의 수가 늘고, 중립균이 좋은 세균과 같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일 뿐, 나쁜 세균이 좋은 세균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좋은 세균vs나쁜 세균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균의 종류에 따라 알아본다. 두 세균이 좋아하는 먹이가 따로 있는데, 어떤 음식을 많이 먹는가에 따라 장 건강의 여부가 결정된다.
[좋은 세균의 유익함 1] 면역력 증진
좋은 세균은 몸속에 침입한 이물질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선천면역을 촉진한다. 좋은 세균은 장 점막에 붙어 외부에서 들어온 유해물질이 장 점막을 통해 흡수되지 않도록 막는다. 반면 나쁜 세균은 장 점막을 느슨하게 만들어 유해물질이 온몸으로 쉽게 퍼지게 한다.
또 나쁜 세균이 뿜어 내는 독소는 소장에 모여 있는 면역세포인 림프구(백혈구의 한 종류)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런데 뜻밖에 나쁜 세균이 면역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소량의 나쁜 세균은 끊임없이 장 점막을 자극해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좋은 세균의 유익함 2] 장수의 비결
좋은 세균은 장으로 들어온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분이 혈액으로 흡수되도록 돕는다. 대표적인 좋은 장내세균인 젖산균은 젖산을 생성해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장수하는 사람의 장에는 락토바실러스·락토코커스 등의 장내세균이 다른 사람보다 2~5배로 많다.
'것브레인 엑시스(Gut-Brain Axis)'라는 의학용어가 있다. '장과 뇌는 서로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사람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은 90%가 장에서 만들어진다. 좋은 세균이 음식물에 포함된 트립토판이라는 물질을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세로토닌이 나온다. 이 때문에 좋은 세균이 기능을 잘 수행할수록 사람은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나쁜 세균의 유해성 1] 성인병 유발
장 속에 나쁜 세균이 많은 사람이 육식을 해서 단백질이 장 속에 들어오면, 나쁜 세균이 분해하면서 여러 가지 독소와 노폐물을 장에 쌓는다. 이때 생기는 독소 중 '인돌'과 '스카톨'은 혈액순환 기능을 떨어뜨리고, '페놀'과 '티라민'은 혈압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나쁜 세균이 많은 사람이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면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잘 생기고 심각해진다.
[나쁜 세균의 유해성 2] 암 유발
나쁜 장내세균인 푸소박테리움이 많으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진다. 푸소박테리움은 궤양성대장염을 유발한 뒤 염증 부위의 세포를 암세포로 변환시킨다.
[나쁜 세균의 유해성 3] 비만 유발
장내세균은 98%가량이 생물학 분류상 피르미큐테스문(門)과 박테로이데테스문에 속한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비만한 사람은 피르미큐테스문 세균의 비중이 90% 이상이고, 박테로이데테스문 세균은 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 네이처 > 에 발표했다.
피르미큐테스문 세균은 원래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잘게 분해해 소장에서 흡수되기 쉬운 당과 지방산으로 변화시키고, 그 결과 비만을 조장한다. 또한 비만 환자가 1년 동안 저지방·저탄수화물 음식을 먹으면 박테로이데테스문 세균이 20% 선(정상체중인 사람은 30% 선)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이 연구 결과 나타났다.
월간헬스조선 8월호(114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출처 : 고혈압을 식품으로 이겨내는 사람들
글쓴이 : 올리브 원글보기
메모 :
'건 강 상 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누구나 경험하는 두통 (0) | 2016.10.10 |
---|---|
[스크랩] 거부할수록 당기는 `과식`에 대한 몇 가지 조언 (0) | 2016.09.09 |
[스크랩] 현재의 암이 사라지는 식사 원칙 9계명 (0) | 2016.09.02 |
[스크랩] 한국에 소문남 명의 (0) | 2016.09.02 |
[스크랩] 귀 잡아 당기면 疾病이 逃亡간다 (0) | 2016.09.02 |